티스토리 뷰
얼마 전, 친구랑 둘이서 오랜만에 부산 여행을 다녀왔어요. 바다도 좋지만 저는 부산에 가면 꼭 시장 구경을 해보거든요. 이번엔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쪽을 중심으로 돌아봤는데요! 역시나 시장은 늘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이더라고요.
국제시장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, 깡통시장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. 그러다 현지 분께 정말 괜찮은 식당이 있다며 살짝 알려주신 곳이 있었거든요! 상호는 영도식당. 위치는 깡통시장 안 실비골목이라는 작은 골목 안이었는데, 솔직히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어요. 부산 사는 친구에게 물어봐도 "실비골목? 그런 데가 있었어?" 할 정도였으니까요.
그 골목을 따라 들어가 보니 정말 오밀조밀한 식당들이 쭈욱 모여 있는데, 딱 보는 순간 아, 여긴 진짜 ‘로컬’이구나 싶었어요. 마치 예전 엄마 손잡고 갔던 시장통 식당 같은 분위기랄까요?
거기서 저희가 들어간 곳이 바로 영도식당. 작고 정겨운 외관에 이끌려 들어갔고, 안에는 테이블 몇 개만 놓인 아담한 공간이었어요. 메뉴는 갈치조림, 고등어조림, 오징어볶음, 된장찌개, 김치찌개 등 딱 밥 생각나는 찬들로 구성되어 있더라고요. 정말 좋은 점이 메인메뉴를 주문하면, 반찬을 뷔페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!
저희는 갈치조림 하나랑 된장찌개 하나를 주문했어요. 두 사람 먹기엔 딱 좋겠다 싶었거든요. 그런데 음식이 나오고 나서 깜짝 놀랐어요. 이게 진짜 10,000원짜리 갈치조림이 맞나 싶게 한마리를 4조각으로 나눠서 모두 넣어주신~푸짐한 양에, 갈치가 국물에 잘 배어 있었고요. 된장찌개는 된장 향이 진하게 풍기면서도 짜지 않고 구수해서 밥 한 그릇 뚝딱이었어요.(된장찌개 8,000원 / 갈치조림 10,000원)
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. 사장님이 직접 방금 무쳤다며 겉절이 김치를 내어주시고, "조기 막 튀겼는데 하나 맛보실래요?" 하시면서 조기구이를 한 마리 주시더라고요. 또, 먹던 도중에 “이 떡볶이도 좀 드셔보세요~” 하시면서 떡볶이까지 내어주시는 거 있죠.
진짜 이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계속 반찬을 챙겨주시는데, 돈을 더 내는 것도 아닌데 괜히 죄송할 정도였어요. 그만큼 정이 철철 흐르는 식당이었답니다. 음식도 하나같이 정갈하고,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아서 집밥 먹는 기분이 들었어요.
무엇보다 그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미소^^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하나하나 살뜰히 챙기시고, 이렇게 다 주셔도 남는거 있어요? 하고 물으니, 우린 많이 팔아서 다~남아^^ 이렇게 이야기해 주시는데! 그 말 한마디에 기분이 참 좋아졌어요.
가격이요? 두 가지 메뉴 합쳐서 18,000원이었어요. 요즘 같은 물가에 둘이서 푸짐하게 한 끼 먹고, 정까지 받아오는 식당이 흔치 않잖아요.
부산 깡통시장에 가시는 분들, 특히 따뜻한 밥 한 끼 찾으시는 분들께는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. 영도식당은 그런 곳이에요. 유명한 관광 맛집은 아니지만, 부산 사람들의 정서를 오롯이 담아낸 진짜 ‘로컬 맛집’.
실비골목이라는 작은 골목 안에 숨어 있는 이곳에서, 잊고 있던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시길 바래요!
>>> 부산 깡통시장에서 들렸던 곳 - 추억속 시간여행이 가능한 보수동 책방골목
'부산의 이곳저곳 여행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부산 명지카페] 스타벅스 명지DT점, 바다 아니어도 힐링되는 강뷰카페 (2) | 2025.06.02 |
---|---|
부산 레트로 카페를 찾아서 - 영주동 카페 '연을 다담다' (1) | 2025.04.15 |
2025년 1월 1일 부터 동해선 개통 노선 시간표 (2) | 2024.12.25 |